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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one person, there is a ceaselessly changing world. An attempt to figure out this world, in which one’s internal personality, role, habits, preference, environment and things of like are integrated, is perhaps a desire of human beings. In retrospect, this attempt to introspect by posing a self-question through artworks is not an uncommon phenomenon in art history. In particular, the logics of identity, which increasingly emerged after the post modernist era, has been striving to expand the position of identity based on discourses on society, culture, race, and gender, in a grand scope. However, contemporary artists have shown their tendency to clearly address themselves through paying attention to their personal records and enjoyable interests, rather than to display the realm of a subject decentralized from the logics of an oppression. Likewise, Suji Han’s work begins with subjective records, focusing on a microscopic perspective.

Perhaps, we can more fully understand someone through trivial things. In Seong-ran Ha’s short story titled Flowers of Mold, for example, the protagonist is able to guess the lifestyle, preferences, and habits of her neighbor, with whom she never had a conversation, by examining the garbage the women threw out. There is a scene where the protagonist can understand the woman even better than her ex-boyfriend who was once very close to her. Likewise, understanding someone perhaps becomes truly intense while observing trivial things the way they are. Suji Han approaches this method of introspection by extension of that logic through microscopic information around herself. In her recent work, for instance, she attempts to examine herself through the scope of everyday life, such as her daily taking of medicine and conditions.

This exhibition <Synthyroid Tab. 0.1&0.05mg> is space that naturally reflects the artist’s everyday life. In the exhibition is a small room. A desk by itself with a music scale on top, paper hung on the wall that looks like a calendar, and a melody reverberating through the space suggest the artist’s personal space is planted into the exhibition room. In fact, this space quantifies a part of the artist’s private life in various ways. The artist takes medicine called Synthyroid Tab every day after being diagnosed with a thyroid related disease. Every morning she records the taking time and transforms them into musical scales. In this way, the score with a newly added scale everyday becomes music playing in the artist’s space. In addition, the records hung on the wall are information of the scale visually transformed into an image reminiscent of geometric design patterns. The artist’s introspection is reflected in the repetitive condition of everyday life.

In general, Suji Han’s work takes the form of data visualization. Indeed, the visualization of data conveys more meaning than mere information. This is not merely fragmented personal information. The role of information is limited to being a material, and the materials are employed to comprehensively represent the mutual and fluctuating situations in relation to her relationship with others such as families and friends, or changes and a flow witnessed in the life of an individual. In other words, intangible things that cannot be seen or touched are solidified into visual signs, displaying such relationships and senses of a flow as an understandable form to viewers. This visualization of information helps to more readily comprehend numerous facts about an individual by generating a simple pattern or a diagram. In addition, these changes of a pattern will enable the viewers to instantly capture little changes in life we tend to overlook, as well as to appreciate a sense of a pleasure at the same time.

Meanwhile, the artist has always examined ways to collect and organize various factors, exploring herself. Among them was to statistically look at her characteristics based on others’ point of view, or to attempt to create work that collects data pertaining to her trivial matters on the internet, such as social media, to visualize them. In particular, owing to the advancement of digital culture in modern society, an image produced in cyberspace becomes an alter ego, expanding one’s identity. In such culture, we feel that the idea of identity, which sometimes seems somewhat ambiguous, becomes actualized before us like a mirage through an illusory exit.

Notwithstanding, information in data can be construed as something that categorizes and lists itself within the bridle of panopticon based on the extended idea of Michel Paul Foucault. Information, in fact, is confined to a certain frame. For example, information we face in virtual reality flows into a regulatable system, or it is used at times. This big data becomes a pattern and statistics. In other words, they select and standardize their form by themselves from limited choices at their hands. Thus, depending on how a perspective is implemented, completely different results and numbers can be generated. It is the same in the case of being defined by others’ views and evaluations. Someone’s identity appears to be more and more clarified while going through others’ evaluations, it soon falls into other types of misunderstanding, perplexed.

From this point of view, Alfred North Whitehead discussed “the fallacy of misplaced correctness.” It points to the fact that the ways in which humans generally understand a certain phenomenon or something goes through the process of generating statistics and objectifying them by focusing on specific aspects of the subject, yet such method tends to disregard other factors, ultimately overly simplifying it. Consequently, Suji Han’s work arrives at such discourse. Information we access to realize our identity, or statistics and visualized data, are left uncertain if they can truly represent ourselves. Self-examination via statistics. Whose identity do we get to confront in such an attempt?

The artist records herself. The pattern made up of colorful hues can visually turn even fearful and gloomy everyday life into quite a different mood at times as various life experiences are divided into differing components, creating their own color. Hence, visual satisfaction granted at this appears to be saying every phenomena in life is beautiful in its own way, giving a sense of a comfort and condolence. Nevertheless, It does not explicitly express how unspeakable things, stories of identity around an individual, change over facing the gaze of others and environments,


- Sunmi Ham (arts, art criticism)



한 사람에게는 끊임없이 변덕스러운 세계가 들어있다. 내면의 성격, 역할, 습관, 취향, 환경 등. 각양각색의 것들이 모아진 이 세계를 응축하여 파악하려는 시도는 어쩌면 인간의 욕망일지도 모른다. 돌이켜보면 미술의 역사에서도 작품을 통해 스스로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그 모습을 비추어보려는 시도는 새삼스러운 현상이 아니었다. 그 중에서도 포스트모더니즘 시기 이후에 폭발적으로 등장한 정체성의 논리들은 거시적인 관점에서 사회, 문화, 인종, 성별과 같은 담론들에 근거를 두고 정체성의 장소를 넓히기 위해 고군분투를 벌여왔다. 반면 동시대 작가들은 억압의 논리로부터 탈중심화한 주체의 영역을 내보이려 하기보다는, 사적인 차원의 기록들과 유희적인 관심사를 통해 스스로를 또박또박 보여주려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한수지 작가 또한 주관화된 기록들, 미시적인 태도에 집중한 모습에서 작품을 출발시키고 있다.

사실 우리는 아주 사소한 것들 속에서 누군가를 더욱 온전하게 접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일례로 하석란의 『곰팡이 꽃』이라는 단편소설에서는 주인공이 이웃집 여자가 버린 쓰레기들을 분석하며 말 한마디 나눈 적 없는 타인의 생활패턴, 기호, 습관 등을 추측하게 되고, 그녀와 가까운 사이였던 헤어진 남자친구보다 그녀를 더욱 예리하게 이해하는 장면들이 등장한다. 이렇듯 타인을 이해하는 것은 하찮은 것, 날것 그대로의 모습들을 살피며 더욱 적나라해지는 것일지도 모른다. 한수지 작가는 그러한 논리에서 자신을 들여다보는 방식을 스스로를 둘러싼 미시적인 정보들을 통해 다가간다. 가령 근작에서는 매일같이 투약하는 약들, 본인의 컨디션과 같이 일상의 단면에서 자신의 모습을 들여다보려는 시도가 이어졌다.

이번 《Synthyroid Tab. 0.1&0.05mg》 전시는 작가의 단편적인 일상생활이 그대로 투영된 공간이다. 전시장에는 작은 방이 마련되어 있는데, 그 곳에는 덩그러니 놓여있는 책상과 악보, 벽에 우두커니 걸린 달력처럼 보이는 종이, 공간을 부유하는 음악소리가 들리며 얼핏 작가의 평범한 영역을 그대로 옮긴 것처럼 연출되었다. 사실 이 공간은 작가의 사적인 생활의 일부를 다양한 방식으로 수치화한 공간이다. 작가는 과거에 진단받은 갑상선과 관련한 씬지로이드정(Synthyroid Tab)이라는 약을 매일같이 투약하고 있으며 아침마다 약의 복용시간을 꼼꼼하게 기록하고, 기록한 시간들을 음계로 변환해 나간다. 그렇게 하루씩 음계를 더해가는 악보는 작가의 공간 속에서 음악이 되어 흐르고 있다. 또한 벽에 걸린 기록들은 그 음계의 정보를 마치 기하학적인 디자인의 패턴처럼 시각적으로 탈바꿈한 모습이다. 이렇게 작가는 스스로의 모습을 일상의 반복적인 상황에 비추어 더듬어간다.

대체로 한수지의 작품들은 데이터 비쥬얼라이제이션(data visualization)이라는 표현방식을 취하고 있다. 실제로 데이터의 시각화는 단순한 정보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이것은 파편화된 개인의 정보 그 자체가 아닌 것이다. 정보는 단순한 재료 차원의 역할을 하며, 그 재료들은 환경 속에 놓인 개인의 삶에서 목격하는 변화와 흐름, 가족이나 친구와 같은 타인과의 관계에서 상호적이고 유동적인 상황들을 복합적으로 내보이기 위해 사용된다. 즉 눈으로 볼 수 없고 만질 수 없는 무형의 영역들이 시각적인 기호로 고체화된 채 그 관계와 흐름의 감각들을 이해 가능한 형태로서 보여주는 것이다. 이러한 정보의 시각화는 한 개인에 대한 수많은 사실들을 간단한 패턴이나 그래프처럼 생성하여 보다 쉽게 가늠해 보도록 도움을 준다. 아울러 패턴의 변화는 놓치고 지나칠 수 있던 사소한 삶의 변화들을 즉각 눈으로 포착할 수 있는 편리와 동시에 일종의 쾌감을 선사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간에도 작가는 정체성을 탐구하며 자신에 대한 다양한 요인들을 수집하여 정리하는 방식을 꾸준하게 궁리해왔다. 그 안에서는 타인의 시선으로 분석한 자신의 특성을 통계 내어보거나, 타인과의 관계성을 정리, SNS와 같은 가상의 공간에서 사소하게 소개한 자신에 대한 데이터들을 모아 시각화하는 작품을 시도하기도 했다. 특히나 현대사회에서 디지털 문화의 발달은 가상의 공간에서 만들어지는 모습이 또 하나의 자아(alter-ego)가 되어 스스로의 모습을 확대시키는 형태를 내보인다. 이러한 문화에서는 때로 모호하게 느껴지던 정체성이라는 요소가 가상의 출구를 통해 신기루처럼 실체화되어 눈앞으로 다가온 것처럼 느끼는 순간도 있다.

그럼에도, 데이터 속 정보들은 푸코(Michel Paul Foucault)의 논의를 확대한 시각에서 보자면 디지털 '파놉티콘(panopticon)'의 굴레 속에서 스스로를 분류하고 목록화한 것으로 지적될 수 있다. 실상 정보는 일정한 틀에 한정되어 있다. 예컨대 우리가 가상현실에서 마주하는 스스로의 정보들은 규제 가능한 틀 속으로 유입되고 때로는 이용되기도 한다. 이러한 빅 데이터는 가상 파놉티콘(virtual panopticon) 속에서 패턴화되고 수치화되어가고 있다. 다시 말해 제한적인 선택 속에서 스스로의 형태를 고르고 규격화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관점을 어떻게 다루냐에 따라 전혀 다른 통계와 전혀 다른 시각적 결과물을 생성해낸다는 맹점을 지닌다. 이것은 타자의 시선과 평가로 규정되는 모습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누군가의 정체성은 타인의 평가를 거듭하며 조금씩 뚜렷해지는 듯 보이지만 이내 다른 오해 속에 빠져 헤매곤 한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화이트헤드(Alfred North Whitehead)는 '잘못 놓여진 구체성의 오류'를 지적한 바가 있다. 흔히 인간이 어떠한 현상이나 무언가를 이해하는 방식들은 사물의 특정한 측면에 집중하여 통계를 내고 객관화하는 과정을 거치는데, 그것이 다른 측면들을 도외시한 채 추상화하는 습성에 문제를 제기하는 논의이다. 결과적으로 한수지의 작품은 그러한 지점으로 귀결된다. 우리가 정체성을 깨닫기 위해 마주하는 정보들, 통계를 내고 시각화한 자료들이 오롯이 스스로의 모습을 대변하기에는 어딘가 미심쩍은 감정을 맴돌게 하고 있다. 통제 속에서 스스로를 비추어보는 것. 그 시도 속에서 우리가 마주하는 것은 누구의 모습일까?

작가는 스스로를 기록한다. 알록달록한 색채로 만들어진 패턴들은 삶의 다양한 경험들이 성분처럼 나뉘어 저마다의 색채를 만들어내며, 때로는 공포스럽고 우울한 일상마저도 시각적으로는 전혀 다른 느낌들을 자아내기도 한다. 때문에 여기에서 다가오는 시각적인 만족감은 삶의 모든 현상들이 저마다 아름다운 것이라고 이야기하며 때로는 토닥이고 위로하는 것으로도 보인다. 그럼에도 미처 말할 수 없는 것들, 한 개인을 둘러싼 정체성의 이야기들이 타자의 시선과 환경 속에서 어떻게 변모하는지 혹은 그 기준에 따라 얼마나 요동치는 것인지를 내색하지 않은 채 이미지들은 그저 관조적으로 목도할 뿐이다.









함선미(예술학, 미술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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