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작하고 납작한 세계에 깊이를 더하는 방법
유은순(독립기획자)
진부하고 당연한 이야기부터 시작하겠다. 우리는 매일 휴대폰, 컴퓨터, 아이패드 등 디지털 공간을 숨 쉬듯 탐험한다. 알람을 켜고 끄는 단순한 일부터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사업의 수주까지 삶의 모든 영역에 영향을 미치는 일을 해낸다. 스크린 너머의 세계는 0과 1로 이루어진 이진법의 세계이다. 소수를 제외하고는 이 세계의 원리를 아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액정의 전자기적 반응에 의해 만들어진 매끈하고 비물질적인 2차원의 평면 세계가 담고 있는 무한한 세계의 이면을 굳이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필요한 정보를 얻거나 끝없이 밀려오는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수초의 무빙이미지를 찾아 웃으면 끝이다. 그러나 한수지는 스크린 너머의 세계를 ‘납작하고 납작한 세계 Flattened Flat Space’로 명명하고 이 세계를 다양한 이론과 접목시킴으로써 디지털 공간을 이해하고자 시도한다. 아니, 이해라기보다는 자신만의 세계를 창안해낸다. <Welcome to Flattened Flat Space>(2019)부터 <MIT 브루스 글리크너 교수 강의 2: 비트콘드리아와 다중-디지털 공간 존재 증거>(2022)에 이르기까지 한수지는 그럴듯한 허구를 만들어내기 위하여 아티스트토크, 브레이킹뉴스, 교육영상 등의 방식을 차용한 영상 작업을 제작한다. 화자는 예술가, 빅브라더, 비트콘드리아, 교수 등 다양하지만 근본적으로는 물리적인 세계를 설명하는 다양한 이론을 본따서 구축한 데이터 세계의 미시적인 측면과 거시적인 측면을 촘촘하게 설명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Welcome to Flattened Flat Space>, <비트플랑크톤>(2019-2020), <비트콘드리아 (xn,yn,zn)>(2022)가 공시적인 관점에서 접근한다면, <MIT 브루스 글리크너 교수 강의 2: 비트콘드리아와 다중-디지털 공간 존재 증거>는 통시적인 관점에서 접근한다.
아티스트토크 형식을 취하는 영상작업 <Welcome to Flattened Flat Space>는 실제 공간과 스크린 너머의 공간 ‘납작하고 납작한 세계’를 이야기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영상 속 작가는 실제로는 한수지 작가 자신이지만, 블루스크린으로 위장된 익명의 얼굴과 기계 목소리로 인해 스크린 너머의 세계에만 존재하는 인물처럼 보인다. 그는 자신의 작품에 대해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세계와 ‘납작하고 납작한 세계’의 관계, 그리고 스크린 너머의 공간에 대해 설명한다. 디지털 세계의 시공간의 문제를 풀어내면서 영상 속의 작가는 2차원의 세계가 실은 2차원이 아니며, 물리적으로 서로 다른 공간을 연결한다는 점에서 다차원의 공간을 형성하며 나와 너의 시간, 그리고 인터넷 선을 따라 흐르는 시간을 포함하여 다차원의 시간을 또한 갖고 있다고 주장한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습득한 물리학과 데이터 과학의 리서치를 바탕으로 하고 있으므로 영상에는 일정 부분은 사실(facts) 정보가 존재한다. 하지만 많은 부분은 작가가 과학 정보에 기대어 작가 자신의 방식대로 재구성한 내용이다. 그러므로 작업에서 언급되는 디지털 세계의 구성 요소와 사실이 중요하다기보다 ‘납작하고 납작한 세계’를 대하는 한수지의 태도가 중요하다. 이 작업이 아티스트 토크 영상의 형식을 띠고 있는 것도 그러한 이유에서이다. 작가가 말하고 있다는 점에서 인공적(artistic)으로 꾸며진 세계이자, 동시에 작가의 세계관에서는 실재하는(real) 세계라는 이중성을 지닌다. 한수지는 스크린 너머 세계의 진실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스크린 너머에 무엇이 있든 그 세계에서는 이미 진실과 거짓의 구분이 무의미하다는 것을 암시한다. 인터넷에서 떠돌아다니는 정보도 마찬가지이다. 때로 출처가 불분명하고 사실이든 허구든 진실을 판별하는 데는 큰 관심이 없다. 정보는 끊임없이 부유해 있다가 적절한 시기에 드러났다 다시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납작하고 납작한 세계’를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들도 진실과 허구의 잣대로 판단할 필요가 없다. 작가가 제공하는 막대한 양의 정보는 인터넷에서 습득된 정보로서 사실과 허구, 신뢰할 수 있는 정보와 신뢰할 수 없는 정보가 혼합되어 있다. 또한 원래 정보의 효용성대로 활용하기보다 ‘납작하고 납작한 세계’를 구성하기 위한 정보로 자유자재로 활용된다. 따라서 정보의 신뢰도는 0으로 수렴하고 종국에는 유희만이 가능해진다.
<Welcome to Flattened Flat Space>이 물리적 시공간 차원을 이해하는 방식에서 시작하여 납작하고 납작한 세계의 속성을 설명한다면, <비트플랑크톤>은 해양 생태 피라미드의 일차생산자인 플랑크톤을 컴퓨터 용량 혹은 프로그램 처리 능력을 나타내는 가장 작은 단위인 비트에 빗대어 데이터 세계에 존재하는 가장 작은 존재로서 ‘비트플랑크톤’을 만들고 이를 필두로 데이터 생태계를 구축한다. 물질적인 세계에서 생명체를 이해하는 방식과 마찬가지로 데이터의 다양한 종류를 생명체처럼 ‘종’으로 - 스몰데이터종 정형데이터종, 비공식데이터종 등 - 구분한다. 다른 점이 있다면 플랑크톤은 상위 생명체의 먹이로서 기능하지만 비트플랑크톤은 모여서 상위종을 구성한다는 점이다. 데이터가 생성되고 소멸되는 순환의 프로세스는 생물학에서 생물을 이해하는 여러 용어들과 혼합되며 새로운 세계관에 편입된다. <비트콘드리아 (xn,yn,zn)>에서는 더욱 미시적인 단위로 나아가 세포 단위에서 생명체를 이해하는 주요한 세포소기관인 미토콘드리아를 전유하여 ‘비트콘드리아’를 고안한다. 그리고 세계 각국의 주요 데이터 센터 위치에서 발견된 화석을 비트콘드리아의 군집으로 소개한다. 이들의 중간 지점에서 발견되었다고 알려진 - 기원전 196년 이집트에서 제작된 석비의 이름을 딴 – 비트-제타석에는 양자컴퓨터의 기본 단위인 큐비트에 관한 내용이 쓰여 있다고 전해진다. 생물학, 초끈이론, 양자역학과 양자컴퓨터를 아우르는 리서치의 결과물로 만들어진 이 작품은 초미시세계의 원리를 데이터와 결합시킨다.
양자역학과 초끈이론을 차용하여 인간이 발견할 수 있는 가장 미시적인 세계에까지 침투한 작가는 다시금 다중우주론을 활용하여 거시적인 세계로 나아간다. 양자역학의 영역에서 현재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 다중우주론을 <비트콘드리아 (xn,yn,zn)>에서 잠시나마 언급되었던 것이 <MIT 브루스 글리크너 교수 강의 2: 비트콘드리아와 다중-디지털 공간 존재 증거>를 통해 보다 심화된다. 데모크리토스, 니체, 칸트, 스피노자, 뉴튼, 조르다노 부르노 등 역사에서 주요한 과학자, 철학자, 문학가가 ‘디지털 다중우주’의 존재를 인지하고 있었고 이에 대해 언급했다고 가정한다. 이들의 주장이 실제 세계의 다중우주론에 기반하고 있든 아니든 한수지는 이를 ‘디지털’ 다중우주의 증거로 납작하고 납작한 세계의 다중우주적 시공간론을 펼치는 근거로 삼는다. 디지털 세계는 인터넷의 탄생 이전부터의 정보가 현재에도 생성되고 있는 정보가 병존하고 있으며 이미 다중 우주를 이루고 있다. 유저는 사이트마다 나의 아이디를 달리하고 내가 보여주고 싶은 세계의 일부만을 떼어내 보여줄 수 있다. 대한민국 서울에 존재하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호주 시드니에 있는 존재일 수도 있고, 남성일 수도, 여성일 수도 있다. 유저가 원하는 만큼 다중우주를 가지고 있을 수 있으며, 이미 세계에 존재하지 않거나, 현실 세계에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더라도 인터넷에 떠도는 글과 영상, 이미지로 존재할 수 있다. 우리가 현실 세계에서 가능성으로서 논의하고 있는 이론이, 가상 세계에서는 이미 존재하고 있다는 점에서 가상 세계는 현실 세계를 역전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납작하고 납작한 세계는 아직 생동성을 얻기에는 부족해 보인다. 납작하고 납작한 세계는 본래의 세계인 스크린 너머의 세계에서만 유효하다. 물질세계의 속성을 허구적으로 끌어들인다고 하더라도 평면으로 편입될 수 없는 인간 한계로 인해 제약이 발생한다. 한수지는 이러한 한계를 무의식적이든 의식적이든 인식하고 영상에서 등장한 여러 모티프를 <비트콘드리아 화석>(2022)과 <다중 디지털 공간 입증 증거>(2022)로 3차원의 세계에 구현함으로써 디지털 세계의 잔여를 소환하고자 한다. <다중 디지털 공간 입증 증거1: 다중우주론을 주장한 다른 시대에 살았던 철학자, 과학자, 문학가, 종교인이 함께 찍은 사진>과 <다중 디지털 공간 입증 증거2: 비트콘드리아가 우연히 쓴 브라이언 그린의 멀티유니버스 164쪽>는 여전히 비물질적인 세계에서 온 것으로 믿어지는 것들을 물질적으로 재현하기 위해 아크릴과 알루미늄 프레임 등 비교적 가벼운 소재를 활용한다. 그에 반해 <다중 디지털 공간 입증 증거3: 달걀 깨지 않고 노른자 꺼내기>와 <비트콘드리아 화석>에서는 알루미늄과 아크릴 등을 사용하여 좌대를 만들었지만, 각 오브제는 물질세계에 실존하는 그것과 유사한 모양과 성질을 띤다.
비트콘드리아의 화석이 물질세계로 편입되고, 다중 디지털 공간 지도가 만들어지면서 디지털에서 부유하던 세계의 구체성이 획득된다. 이 구체성은 작가가 구축한 세계의 스토리텔링을 위해서 전략적으로 교육영상 방식이나 브레이킹 뉴스를 택해 오다가 언어 대신 물질로 스토리텔링을 대신함으로써 발생한다. 물질세계의 원리를 차용하여 디지털 세계를 설명하려는 작가의 전략은 자칫 지나치게 설명적이고 관객에게 지식을 주입하는 것에 그칠 수 있다. 하지만 현실에 납작하고 납작한 세계에서 발견되었다고 믿어지는, 2차원의 세계의 것이 3차원의 세계로 편입되는 순간, 그것은 가상과 현실을 이어주는 매개체로서 파란색의 스크린을 뚫고 나온다. 실제 전시 공간과 조각에 파란색 페인트로 도색하고 거울과 디지털 기기를 통해 반사와 왜곡 효과를 주어 실제 공간과 디지털 화면에 비친 공간을 혼동시킨 <납작하고도 납작한 조각과 파란 신기루의 물결>(2018)이 2차원의 평면성이 가진 오류와 왜곡의 가능성을 타진하면서 가상 세계와 실제 세계의 간극을 보여준다면, 3차원의 세계로 나온 비트콘드리아 화석은 가상 세계와 실제 세계의 혼돈을 가중시킨다.
그렇다면 디지털 세계는 실재하는 세계인가? 디지털 데이터는 비물질적이지만, 현실 세계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친다. 몇 번의 클릭으로 우리는 집 앞까지 상품을 배달받고, 원거리에 있는 친구의 안부를 즉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으며, 세계 각지에서 일어나는 사건과 사고를 빠르게 접할 수 있다. 우리의 클릭 몇 번에 싸여가는 사소한 데이터는 해저 터널을 지나 데이터센터를 거쳐 보관되고 알고리즘을 분석하는 자료로 활용된다. 얼마든지 정보를 얻고 데이터를 쌓을 수 있다는 믿음과 언제든 전세계와 연결될 수 있다는 믿음이 팽배해 있다. 물리적인 저장 공간인 데이터센터가 필요하고 해저터널을 통해 인터넷망을 구축해야만 가능하다는 사실을 망각하고서 말이다. 데이터센터는 현실 세계에서 육중한 무게를 뽐내고 있으며 과열을 방지하기 위해 어마어마한 에너지를 끌어들이고 있다. 그곳이 파괴된다면 우리의 일상적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렇듯 물질적으로든 비물질적으로든 현실 세계와 디지털 세계는 이미 분리불가분하게 중첩해 있다. 한수지는 우리의 실재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스크린 너머의 세계를 재구성함으로써 무기물의 정보로 이루어진 차가운 데이터의 세계를 생명체들로 가득 찬 살아있는 세계로 변모시킨다.
How to Add Depth to the Flattened Flat Space
Yoo, Eunsoon(Independent curator)
Let’s start with the obvious: every day, we explore digital spaces on our smartphones, computers, iPads, etc. These personalised devices keep us constantly connected with others, allowing us to set alarms, send texts, use online banking, trade, and more. Behind their flat screens lies a world made up of binary digits, of 1s and 0s. Few people understand how that world works. Most of us pay no attention to what lies behind the slick, immaterial, two-dimensional screen activated by the electromagnetic reactions of liquid crystals. We just find the information we want or watch silly videos to relieve our endless boredom. By contrast, Han Suji tries to make sense of this digital world by assigning it the name, ‘flattened flat space,’ and combining various related theories. In other words, she creates her own version of the digital world. From Welcome to Flattened Flat Space (2019) to Lecture 2: The Footprint of the Existence of Bitchondria and Multi Flattened Flat Space (2022), Han’s works take on familiar forms of delivering a story: a PowerPoint presentation, a news report, or an educational video. Her works’ narrators vary—an artist, Big Brother, Bitchondria, a professor—and yet all their narratives address the microscopic or macroscopic levels of the data world she has built in reference to theories about the physical world. If Welcome to Flattened Flat Space, Bitplankton(2019-2020), and Bitchondria (xn,yn,zn)(2022) show a synchronic approach, Lecture 2 takes a diachronic one.
Welcome to Flattened Flat Space is a video depicting an artist’s presentation that starts by discussing both the real world and the world behind the screen. The presenter is Han Suji herself, but her voice is digitally altered and embedded in blue backgrounds, leading the audience to believe that the voice speaking to them is a computerised character with no existence outside the screen. The video asks questions about the digital world’s spatial and temporal dimensions and how they relate to those of the real world. Answering these questions, the presenter declares that the two-dimensional space is not two-dimensional at all: it is multi-dimensional. Disparate physical spaces are compressed within it, and this means it is also multitemporal, as the internet allows for the intersection of many different moments. The presentation recounts some scientific facts based on the literature of data science and physical science, which Han learned by searching online, but mostly, it is her own reconstruction of the information thus acquired. What really counts is not the scientific facts themselves, or even the video’s specific claims about the digital world and its characteristics; rather, it is the artist’s own approach to the ‘flattened flat space.’ That is why the piece is structured as an artist’s presentation. The ‘flattened flat space’ is the world Han’s art creates, and at the same time, it is the digital world she believes it to resemble. What is suggested here is therefore not that she is seeking truth in the world behind the screen, but that, within that world, the question of trueor false is not, for her, the really important question. The same applies to the information floating around the internet. Sometimes the information Han uses comes from unreliable sources, showing how little importance she gives to the question of its truth value. Information simply floats around and comes to the fore in due time; then it disappears. The various elements that shape the “flattened flat space” do so whether they are true or false. The enormous amount of information Han provides takes the form of a jumble of facts and unverified stories found online. She freely utilises this information for her own purposes, to construct the flattened flat space, rather than for its intended purposes. The information’s credibility falls to zero, and eventually, all that is left are the elements of entertainment.
While Welcome to Flattened Flat Space starts with our understanding of the physical world to explain the properties of flattened flat space, Bitplanktonlikens plankton, the primary producers of the marine ecosystem, to the bit, the smallest unit of data processed in a computer, imaging Bitplankton in a digital ecosystem. As in the taxonomy of living organisms, Han divides data types into species: small data species, structured data species, unstructured data species, and more. The main difference between plankton and Bitplankton is that the former functions as prey for higher living organisms, whereas Bitplankton is itself constitutive of higher-level data species. The lifecycle of data from its initial generation to its eventual deletion is depicted in biological terms in this new, imagined ecosystem. In Bitchondria (xn,yn,zn), Han coins the term “Bitchondria,” seizing on the idea of the mitochondria, the organelle found in the cells of living organisms, as way of describing the microscopic dimensions of the digital ecosystem. The piece introduces clusters of fossils found around the major data centres across the world as those of Bitchondria. And Bit-Zetta stones—named after the inscribed stone slab produced in Egypt in 196 BC—discovered in these locations are said to have inscriptions about the qubit, the basic unit of information in quantum computing. This microscopic data world is the work into which the artist integrates her research spanning biology, superstring theory, quantum physics, and quantum computing.
After highlighting the microscopic dimension of the data world, Han moves toward the macroscopic, using the concept of the multiverse. The multiverse is a current subject in quantum physics, which Han mentions briefly in Bitchondria (xn,yn,zn)but takes on more directly in Lecture 2: The Footprint of the Existence of Bitchondria and Muti Flattened Flat Space.Han attributes arguments concerning the digital multiverse to important scientists, philosophers, and writers like Democritus, Nietzsche, Kant, Spinoza, Newton, and Giordano Bruno. She then takes their arguments, real or not, as the basis for her theory of multiverse time and space. According to her, in the digital world, pre-Internet information and post-Internet information are juxtaposed to shape the multiverse. Users can change their identities through websites that allow them to share only the part of their multiverse that they want to reveal to others. They may live in Seoul in one universe and in Sydney in another, may be male in this universe and female in that one. They can have as many universes as they want, and even those who are no longer living can exist as texts, images, and videos on the Internet. Unlike the theorised multiverse of the “real” world, this one already exists. In this way, the digital world surpasses the real one.
And yet, the flattened flat world lacks the vibrancy of the real world. The flattened flat space is only valid behind the screen, and even if the properties of the physical world are incorporated into it, they come up against the limitations of the human body, which cannot enter it. Being aware of this, Han Suji creates three-dimensional embodiments of various motives in Bitchondria (2022) and The Evidence of Multi Flattened Flat Space (2022) in order to the call the digital world up into the material world. The Evidence of Multi Flattened Flat Space1: Pictures Taken by Philosophers, Scientists, Writers, and Priests in History Who Argued Multiverse and The Evidence of Multi Flattened Flat Space2: Bitchondria Happened to Write the Page 164 of the book Multi Universe by Brian Green use light materials like acrylic and aluminium frames to render aspects of the immaterial digital world in material forms. The Evidence of Multi Flattened Flat Space 3: How to Get Yolk Out of an Egg Without Breaking the Shell and Bitchondria Fossils also use these light materials, and each object takes on the shape and characteristics of its real-world counterpart.
With the material forms of Bitchondria fossils and the creation of the digital multiverse map, an imagined world, floating untethered in digital space, acquires its physicality. This physicality comes from the artist’s turn to storytelling with matter, as opposed to her earlier text-based storytelling. The artist’s strategy of explaining the digital world with the theories of the material world can be overly descriptive, an injection of knowledge into the audience. However, the moment something from the flattened digital space is incorporated into the physical world, it breaks through the blue screen and becomes a medium connecting the virtual with the real. Where Flattened Flat Sculpture and the Wave of Blue Mirage (2018) applies blue paint onto the exhibition space and displayed objects, using mirrors and digital devices to produce reflective and distorting effects that confuse the real space with its own reflections, the piece takes on the visual and illusion and distortion of two-dimensional phenomena, revealing the gap between the virtual and the real. The three-dimensional forms of Bitchondria fossils increase this virtual-real confusion.
Which leads us to the question: is the digital world a real world? Data is immaterial, and yet it has a material impact. With a few clicks, we have goods delivered to our doorstep; we check in with friends across the globe in real-time; we catch up with what’s happening around the world. The tiny bits of data that accumulate with each click travel through undersea tunnels to data centres, where they are stored and fed into algorithms. There is a widespread belief that we can have all the information and download all the data that we want, whenever we want it. But we forget that data is dependent on these physical spaces, that it requires this network passing through undersea tunnels. Data centres boast their massive structures all over the world and use enormous amounts of energy to prevent electrical systems from overloading. If these physical structures are damaged, it will have a significant effect on our everyday lives. In this way, the digital and physical worlds are closely intertwined. In Han’s rendering of the world behind the screen, the digital world of inanimate information is transformed into a vital ecosystem teeming with life.